8월 14일 제8회 디.페스타 I2a '토끼굴'에 나오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카오신 소설 <사랑은 대기권으로부터 (アイタイ)> 인포메이션입니다.

하늘에서 태어나 땅으로 돌아가는 나기사 카오루와, 땅에서 태어나 하늘로 돌아가는 이카리 신지의 이야기입니다.

(* 약간의 SF 요소와 세계관 설정이 있으며, 주요 인물의 사망 소재가 있습니다.)

수위X / A5 / 후기 및 공백 포함 118p / KoPub바탕 10pt 이며, 회지 가격 12,000입니다.



아래는 샘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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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가끔, 그러니까 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거리를 거닐었다. 먼저 그 방법을 제안한 건 카오루였다. 서로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던 그 곳의 벤치에 앉아 카오루는 한 쪽 발의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고 주머니에서 가느다란 실 하나를 꺼냈다. 이게 뭐야, 라고 묻기도 전에 카오루는 신지의 손에 실을 쥐어주고 그대로 그 손을 감싸 제 발목에 가져다 댔다. 신지는 자작나무 같은 그 발목에 천천히 실을 묶었다. 매듭까지 짓고 나니 어느새 그의 반대쪽 발 역시 맨발이었고 카오루는 신발과 양말을 작은 봉투에 담아 가방에 집어넣고 있었다. 자신의 발에 묶인 실의 반대편 끝을 다시 신지에게 쥐어준 카오루는 그대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신지는 카오루가 적운 같다고 생각했다.

  가는 발목에 매듭을 묶어 그 끝을 쥐고 다니면 어린이날을 기념으로 요상하고 무지막지하게 큰 풍선을 들고 다니는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참으로 이상한 기쁨에 신지가 희멀겋게 웃으면 카오루는 조금 낮게 날아주곤 했다. 그럴 때엔 끝을 쥔 신지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그렇게 배회하다 보면 공중도 대지도 아닌 이 섬은 그들에게 있어서 유원지고 축제고 소풍이 되었다. 둘은 누구도 무리 없이 지나칠 수 없는 잔잔한 풍경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그 해는 확실히 날씨가 이상한 해였다. 해가 나다가도 금방 구름이 꼈고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다가도 머지않아 빛이 가득 쏟아지곤 했다. 손에 좀처럼 그 실을 잡기도 어려웠다. 아주, 아주 높게 날아올라 버린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바라본 교실 창문 밖의 하늘은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막상 아무도 없는 곳에서 올라가고 또 올라가다 보면 기온도 기류도 너무나 험해서 떨어지듯 내려오기 일쑤였다. 신지는 아직 완전한 하늘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끝까지 가려면 멀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신지 군!”
  “아.. 미안해, 갈게.”
  반면 카오루는 여전히 가벼웠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아직 땅에 
가까워지려면 그 역시 한참 멀긴 했지만, 그런 걸 감안하고서라도 카오루는 항상 정말로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푸른 내음이 났다.

  젖은 땅은 스펀지처럼 신지의 하중을 받아냈다. 카오루는 땅에서 조금 떨어져서 날며 마치 처음 오는 길인 양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왜 그래?”

  “아니, 공기가 조금 다른 느낌이라.”
  “그런 것도 느껴져?”
  “일부러 감지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 그냥 기분 같은 거야. 다른 
아오들도 이러는진 모르겠지만.. 신지 군은? 날아보는 건 어때?”

  “아, 나는.. 비 오고 난 땅 걷는 걸 좋아해서.”

  “그래? 어떤 느낌이야?”
  “카오루 군은 걸어본 적 없어?”

  신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고 카오루는 처음으로 조금 겸연쩍어했다.

  “그.. 보육원에 있었을 땐 젖은 땅 못 걷게 했거든. 신발 더러워진다고. 물려 신을 거니까.”

  “아, 아.. 미....”
  “한 번 걸어 볼까. 신지 군이 좋아한다고 했으니.”
  카오루는 사뿐히 땅에 내려섰다. 물기 어린 땅에서 천천히 뗀 발은 
발꿈치부터 착실히 첫 걸음을 빚어냈다. 밀물처럼 내딛는 걸음에 땅이 머금었던 수분이 움텄고 카오루의 신발에는 조금씩 흙이 묻었다.

  “특이해. 발바닥에서 부드러움이 느껴져.”
  “그치?”
  “응. 처음이야.”
  카오루가 배시시 웃었고 신지도 그를 따라 웃었다. 둘의 발걸음이 
나란해져 흔적이 비슷해 질 때쯤 또 다른 발자국이 부리나케 달려왔고 신지는 그대로 그 사람과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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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표지 이미지입니다.




(* 실제 표지는 회색 선 없이 인쇄됩니다.)


표지 일러스트는 두리(@DOOR2_)님께서 작업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본 회지는 따로 수량조사를 받지 않고, 원하시는 분에 한하여 선입금 예약만 받도록 하겠습니다.

선입금 폼 >> http://naver.me/Gkuu8uej



감사합니다!

Posted by 머더래빗 :

지난 5월 디페 예정이었으나 펑크로 인해(...) 통판으로 판매 진행되는

1차 GL <GA. GA. MEL> 인포메이션입니다.

여대생 미유키와 여고생 카즈야가 함께 바다로 무작정 여행을 떠나는 내용의 백합 회지입니다.

수위X / A5 / 후기 및 공백 포함 28p / KoPub바탕체 9.5pt 이며, 회지 가격 2,500입니다.


아래는 샘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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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에 든 짐을 내려놓고 문 앞에 깔린 러그를 들추자 얼핏 봐도 몇십 년은 되어보이는 길다란 녹슨 열쇠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미유키는 열쇠를 들어 현관문을 따고 들어갔다.

  집 안은 바깥과는 달리 빛 바랜 나무색이었다. 복도를 조금 지나 오른쪽으로 돌아보면 페인트로 벽을 칠해 오래된 지중해의 시골집 같은 부엌이 있었다. 왼쪽에는 방문 두 개가 있었고 복도의 끝에는 무거워 보이는 철문이 있었다. 바깥으로 나가거나 창고로 통하는 문일 것이었다.

  “점심 안 먹었지?

  부엌으로 들어가던 미유키가 고개를 돌려 물었고 카즈야는 입술처럼 빨갛던 먹다 만 사과를 떠올렸다.

  “그냥 사과 한 개 먹고 왔어요.

  “그럼 방에 짐 놓고 부엌으로 나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언가 걸려있었는지 못이 박혀있는 첫 번째 방문을 열었다. 방에 들어가자 한쪽 벽을 커다랗게 차지한 창문 너머로 해변이 액자 속에 든 그림처럼 보였다. 시원한 소리와 함께 파도가 부서지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한 나절은 충분히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방 한 쪽에는 간이침대가 있었고, 반대편에는 보라색 바탕에 주황색, 갈색 무늬가 섞인 해먹이 걸려있었다.

  방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가방을 내려놓고 부엌으로 나왔다. 벤치테이블을 개조한 것 같은 진녹색 테이블 위에 아까 챙긴 바스켓이 있었고 오래되었지만 관리를 잘한 것 같은 싱크대에서는 미유키가 청포도를 씻고 있었다.

  “바스켓 안에 샌드위치랑 접시 있으니까 좀 꺼내줄래?

  카즈야는 시키는 대로 바스켓에서 샌드위치 두 개를 꺼냈다. 조금 길쭉한 치아바타 사이에 각종 초록야채와 토마토, 살라미, 얇게 저민 햄과 치즈가 들어있었다. 바스켓 안에는 자몽주스 한 병도 들어있어 카즈야는 접시와 함께 주스도 꺼냈다.

  “직접 만드셨어요?

  “빵은 샀어.

  “아, 혹시 언덕 뒤쪽으로 넘어가면 있는 빵집에서…”

  미유키가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 중앙에 있는 그릇에 청포도를 올렸다. 알알이 영근 청포도는 그 자리에 둔 것 만으로도 싱그러운 향이 나 식욕을 자극했다.

  “먹자.

  “잘 먹겠습니다.

  미유키는 한 입 크게 샌드위치를 베어물었다. 신선한 재료와 크리미한 소스가 씹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포만감을 가져다 줬고 빵에 얇게 펴발린 디종 머스터드는 깔끔하면서도 부드러운 끝맛을 남겼다. 이 모든 것들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점심식사는 충분히 훌륭한 맛이었다. 카즈야는 그렇게 생각했다.

  “요리, 엄청 잘 하시네요.

  “다 재료 맛인 걸.

  미유키는 넷째 손가락으로 소스가 묻은 입술을 닦았다. 체하면 큰일 나. 그는 빈 손으로 컵에 자몽주스를 따라 카즈야에게 건네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까지 예의 바르게 굴지 않아도 괜찮아.

  “네?

  “나름 얼굴 보고 지낸지 오래 됐잖아?

  그렇다고 하기엔 어제 겨우 제대로 이름을 기억하셨는 걸요, 카즈야는 주스를 마시며 생각했다. 코 끝에 가득한 자몽 향이 여름에 어울릴 법한 꽃을 여기저기 피우는 것 같았고 청포도를 집어든 기다란 미유키의 손가락은 햇빛 속에 흔들리는 수목(樹木)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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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표지 이미지입니다.



표지 작업에 도움 주신 잼니(@hurjaemi)님 감사드립니다!
(인쇄되는 표지에는 연회색 마크가 나오지 않습니다.)


인쇄가 완료되는 대로 가예약 해 주신 분들께 배송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머더래빗 :

5월 22일 일요일 디.페스타 인포입니다. 아래 링크를 타고 들어가셔서 세부 사항 확인 부탁드립니다.


- 부스 위치: H09

- 부스명: 토끼굴


에반게리온 논컾 구간 <Destrudo>

인포: http://murderabbit.tistory.com/49


에반게리온 카오신 구간 <Satellite Song>

인포: http://murderabbit.tistory.com/50


1차BL 신간 <Overcome>

인포: http://murderabbit.tistory.com/45


1차GL 신간 <GA. GA. MEL>

인포: 준비중입니다.


기타 구간 재판에 관해서는 @murderabbit 으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ㅈ*!


Posted by 머더래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