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 서울코믹월드 L35 '토끼굴'에 나오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카피본 소설 <Destrudo> 인포메이션입니다.
이카리 신지의 악몽 내용으로, 딱히 커플링은 없습니다.
전연령 / A5 / 공백 포함 26p / 중철본 / 나눔명조 옛한글 9pt 이며, 회지 가격 1,500원입니다.
* 본 회지는 세로쓰기/우종서(오른쪽->왼쪽으로 읽는 방식)로 편집하였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샘플입니다.
* 기존에 쓰던 스타일과 매우 다릅니다. 샘플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아래 샘플은 제 1장으로, 기존에 티스토리에 업로드했던 제 1장 및 제 2장은 현재 비공개로 돌려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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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다.
나는 하얗다는 것에도 정도가 있는 줄은 몰랐다.
이 정도로 하얀 것은 처음 봤다.
멀고 가까운 것과 깊고 얕은 것 위험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할 수가 없다.
어쩌면 좋고 나쁨과 옳고 그름과 맞고 틀림도 구분할 수 없을 지 모른다.
그 정도로 아득하다.
더 이상 아득할 수 있으리라곤.
암흑 속이 아님에도 보이지 않아 있지도 않은 것들을 더듬으며 걸음을 뗐다.
하나, 둘, 삼, 사 하고 오로 넘기기 전 짐승의 타액 끓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이래저래 흔들었다. 부정하듯이. 그 등줄기를 서늘하게 하는 소리들을
거르고 걸러 그것들이 하고픈 말을 귀에 담으려는 듯이. 저기,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거기 누구야? 누구야?
혹시, 너야?
칼에 깊게 베인 상처를 열어 제끼는 것처럼 하얀 공간 어딘가가 - 나는 그것이 어딘지를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은 일단 내 자신도 어디쯤인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
사르르 갈려 열렸다. 눈이다. 두 개의 또렷한 눈이다. 눈, 눈, 눈. 나를 바로
보던 그 눈. 나를 보드랍게 핥던 눈. 시뻘겋고 영롱하게 빛나던 그 눈. 항상
나를 갖고 있던 그 눈. 내가 죽인 그 눈.
나는 그 거대한 두 눈을 앞에 두고 털썩 주저앉았다. 무섭다.
나를 원망하지 않는 그 두 눈이, 그대로인 그 두 눈이 무서워.
마지막까지도 나를 향하던 네 두 눈이 무서워. 다시 볼 수 없음이 슬펐다는게
무색할 정도로 사지가 파들파들 떨린다. 너는
변하지 않는 시선으로, 처음처럼, 말을 건다.
오랜만이야.
미안해.
어디 다친 곳은 없니? 마음이라든가.
미안해.
살아갈 수 있겠니?
미안해.
혹시 내가 그립니?
미안해.
있지.
미안해.
뭐가?
너를.. 그렇게....
그 새-빨간 두 눈이 나를 사냥할 것 마냥 달겨들 것 같아 나는 피하듯 눈을 떴다.
어느새 익숙해진 천장이다. 창 밖에서 들어오는 것들은 전경이라기엔 민망할 정도로
피폐하다. 다 뜯겨지고 태워진 깃발들이 황야 여기저기에 수두룩 꽂힌듯한
이 풍경이 나는 이제 불안하지 않다. 나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끝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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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표지 이미지입니다.
(앞표지의 이미지이며, 우종서이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펼치게 됩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회지는 현재 따로 통판계획이 없으며, 수요조사로 파악된 분량만 인쇄할 예정입니다.
수요조사 링크>> http://me2.do/5OeKr8CH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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