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 서울코믹월드 L35 '토끼굴'에 나오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카오신 소설 <Satellite Song> 인포메이션입니다.
게임 플레이어 카오루X게임 내 캐릭터 신지 AU로,
모바일 게임 'Lifeline'에서 소재를 차용하였습니다.
전연령 / A5 / 후기 및 공백 포함 88p / KoPub바탕체 & KoPub돋움체 9.5pt 이며, 회지 가격 8,000원입니다.
아래는 샘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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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몇 신데요?”
“10 시 3 분.”
나는 무의식적으로 책상 서랍을 열어 핸드폰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의아한 시선을 느끼는 바람에 이내 별일 없다는 듯 팔짱을
꼈다.
“약속 없다며?”
“아, 네....”
“할 일이라도 생각 났어?”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하고 대답했지만 나는 불안한 기색을 쉽사리 숨길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다리가 떨리고 있었고 시선은 자꾸
핸드폰으로 향했다.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잊고 있던 게
아니었다. 그 애가 신호를 보낸지 벌써 3 분이나 지났다. 나야
그깟 3 분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도 보낼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그 애에게 3 분은 매 초가 제 관절 마디마디에
박히는 것처럼 괴로운 시간이라는 것을 나는 지난 대화들을 통해
알고 있었다. 나야 그 애가 아니어도 이런저런 얘길 나눌 사람이
도처에 깔렸지만 그 애에겐 사실상 이 광활한 우주에 나밖에 없는
셈이었다. 그 애는 부담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 나에겐
축복이었다. 누군가가 나만을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꽤나
중독성이 있는 것이다. 지각도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 타인이라는
끔찍한 변수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나는 신지 군의 운명이
나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얼른.. 얼른 대답을....”
“나기사 군?”
“기다리니까, 대답해야 해....”
“무슨 말이야? 무슨 대답을 해?”
3 시간 정도가 흘렀으니 지금쯤 언덕 정상에 다다랐을 거다. 많이 무서울 텐데. 많이 힘들었을 텐데. 손은 못 잡아주더라도
정해진 말일지언정 뭐라도 한 마디 건네야 할 텐데 난 뭘 하고
있는 걸까. 신지 군. 신...
“..지 군....”
“잠깐, 게임 얘기 하는 거야?”
“..떨고 있을 거예요, 얼른 도와주지 않으면....”
“나기사 군.”
“많이 여린 애예요. 빨리 곁에 있어주지 않으면 안돼요. 벌써 많이 지쳤을 거예요. 그 애는....”
“나기사!”
미안해. 나는 어째서 항상 이 모양인 걸까. 어째서. 네게 힘이 되고 싶었는데. 너를 계속 기다리면서 네가 보내는 신호에
우주에서 가장 먼저 답해주고 싶었는데. 나는 왜, 왜.
“..왜 망가졌을까.”
“너 말야.”
“....”
“제발 정신 좀 차려.”
나는 선배를 보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대체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저는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요.
“난 게임하곤 영 관련없는 사람이라 왈가왈부 할 순 없지만 말야, 요즘 나기사 군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해. 정말 현실하고 헷갈려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야.”
“....”
“나기사 군처럼 냉정했던 사람이 그러니까 더 걱정 돼. 안색도 계속 안 좋고 말야. 나기사 군 건강도 건강이지만 자꾸 예민하게 행동하면 연구실 다른 팀원들한테도 폐가 되는 일이니까 주의해 줘.”
“..죄송합니다.”
“나도 참.. 이런 걸로 훈계를 하고. 몰입하는 건 좋지만 자신을 좀 돌아보도록 해.”
아카기 선배는 내 어깨를 두어 번 툭툭 치고 짐을 챙겨 연구실을 떠났다. 나는 언제 불안해 했냐는 듯 진공처럼 고요한 마음으로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UNTITLED] 팀원 얼굴 정도는 알아 볼 수...
나는 알림을 멍하니 쳐다봤다. 그래, 당연히 그렇겠지. 얼마나 오랜 기간동안 준비했는데, 몇 년을 함께 보냈는데 가족이나 다를 바 없겠지. 눈을 비비고 컴퓨터 모니터를 보자 두어 줄 정도 늘어난 문서 창이 보였다. 나는 순간 그 애와의 세계에서 어깨를 붙들려 쑥 빠져나온 기분이 들었다. 너와 나는 정말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구나. 단순히 실재 비실재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로, 정말 많이 다른 삶을 살아 왔고 또 살고 있구나. 실은 네 삶에 있어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아니 최소 비집고 들어갈 틈마저도 없는 걸지도 모른다. 말 상대, 딱 그 정도가 내 역할인 걸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라 외로우면 죽으니까, 딱 그런 의미에서 네 생존을 돕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구질구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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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표지 이미지입니다.
(실제 인쇄본에는 회색선이 들어가지 않으며, 이미지는 프리소스를 사용했습니다.)
본 회지는 현재 따로 통판계획이 없으며, 수요조사로 파악된 분량만 인쇄할 예정입니다.
수요조사 링크>> http://me2.do/5OeKr8CH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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