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제7회 디.페스타 H09 '토끼굴'에 나오는

캠퍼스팸 연작 <Overcome> 인포메이션입니다.

1차창작 BL 캠퍼스팸 트릴로지 중 마지막 회지이며,

동아리 회장 '황보공'과 신입부원 '송예원'이 만나게 되는 내용의 동아리커플 이야기입니다.

수위X / A5 / 후기 및 공백 포함 68p / 나눔명조 10pt 이며, 회지 가격 6,500입니다.


(*내용 중 비윤리적인 장면(성추행)이 있습니다. 높은 수위는 아니나 관련하여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은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샘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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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리에 앉아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황보공은 주문할 때 외에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 흔한 스마트폰 화면 한 번 쳐다보지 않은 채 녀석은 뻘쭘해 하지도 눈치를 보지도 않으며 용케 시간을 때웠다. 우리가 아마도 세 번째로 만났을 때 먹었었던 것 같은 명란크림파스타가 각자의 앞에 놓였고 나는 하염없이 무겁게 느껴지는 포크를 들어 파스타 이곳 저곳을 쑤셨다.

  안 땡겨?”

  먹을 거야.”

  기껏, 기껏 보름 만에 만나서 처음 한다는 소리가 안 땡겨라고 묻는 거라니. 나는 포크를 돌돌돌돌 돌려 파스타를 한입 가득 입에 넣었다. 정말 미친듯이 뜨거운 파스타를 당장이라도 그 녀석 면상에 대고 뱉고 싶었지만 나는 터질 것 같은 입을 앙 다물고 음식물을 힘겹게 씹었다.

  그러다 체한다.”

  아니..거든.”

  뭐 맘에 안 드는 거 있어?”

  아니.”

  “..미안.”

  뭐가?”

  그냥 억지로 끌고 온 것 같아서.”

  알긴 알아?”

  “….”

  , 너 땜에 체하겠다. 농담이니까 팍팍 먹어. 불어.”

  접시를 긁는 포크 소리가 유달리도 귀에 거슬렸고 피클은 어지간히도 잡히지 않았다. 황보공은 묵묵히 파스타를 먹을 뿐이었다. 반팔 밖으로 보이는 팔뚝에는 여전히 근육이 붙어있었지만 그 짧은 새에 조금 마른 것 같기도 했다. 나는 매 포크질마다 자리를 박차며 일어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대신 보란듯이 전투적으로 식사를 마쳤다.

  잘 먹었어?”

  .”

  하나마나한 소리나 하고 앉았네. 나는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네가 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 계속 네 근처에 있는 건 나에겐 무리다. 나가야지, 파스타집도 동아리도. 나는 목을 가다듬었다.

  황보….”

  동아리 나가지 마.”

  ?”

  동아리 나간단 소리 하려고 했지?”

  순간 눈 앞을 무언가가 가린 것만 같았고 나는 작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재수없는 새끼.”

  알아. 나가지 마.”

  체할 것 같으니까 밖에서 얘기해.”

  황보공은 내게 묻지도 않고 내 몫까지 계산하고선 뚜벅뚜벅 가게를 걸어나갔다. 나는 그 뒤를 따라갔고 우리는 담배 냄새가 매캐하게 남아있는 구석진 곳에 마주보고 섰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내가 싫어?”

  너 저번에도 물어본 거 알아?”

  그때 대답 안 했잖아.”

  나는 땅에 가래라도 뱉듯 짧은 숨을 내쉬었다.

  저번에 물어봤을 땐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모르겠어.”

  모르겠는 건 뭔데?”

  나쁘다거나 싫은 사람이라곤 생각 안 해. 나랑 잘 안 맞는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건 아냐. 근데….”

  근데?”

  나 좋아한다면서.”

  그게 싫어?”

  아니. 그것도 싫진 않아. 환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런 걸 어떻게 싫어한다고 말할 수가 있어, 마음.. 같은 걸.”

  그럼.. 그럼 대체 뭔데?”

  “..얼마나 거리를 둬야할지 모르겠어. 네가 날 정말로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만약 정말로 그런 거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나와 잘됐으면 좋겠다는 것보다 나와 단절되고 싶지 않아하는 게 뻔히 보이는데, 나 혼자 편하자고 네 모든 감정들을 자근자근 밟고 싶지는 않으니까. 실은 이렇게 생각해도 되는 건지 조차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냥.

  나도 내가 장난같이 군거 알아.”

  ….

  그래도 항상 진심이었단 말야.”

  나는 모르겠다. 말에 얼마만큼의 무게가 실려온 건지, 네가 그걸 얼마나 감당해온 건지 나는 감조차 잡겠다. 생각만 하면 나는 너무 무섭다. 무서운 질색이니까, 도망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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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표지 이미지입니다.


(* 실제 표지는 회색 선 없이 인쇄됩니다.)


표지 이미지에 쓰인 사진 촬영에는 진(@jkuntitled)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수요조사 및 선입금예약 링크>> http://me2.do/5voNA88N



감사합니다!

Posted by 머더래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