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 (수정) 카오신온리전 신간 <백색일기> 인포메이션입니다.
8월 22일 카오신온리전 Quatre Mains 네르프06 '이건 좀 에바인듯'에 나오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카오신 소설 <백색일기> 인포메이션입니다.
대저택에서 혼자 살고 있는 나기사 카오루와 그의 일기를 대신 써주는 이카리 신지의 이야기입니다.
19세미만 구독 불가 / A5 / 후기 및 공백 포함 100p / KoPub바탕 & 수화명조110 10pt 이며, 회지 가격 10,000원입니다.
(폰트 변경으로 인해 최종 분량 역시 변경되었습니다. 가격 변동은 없습니다.)
아래는 샘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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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 군?”
가벼운 노크 소리와 함께 그가 내 이름을 나긋나긋 불렀고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었다. 내 방 창문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을 받은 그의 머리칼은 어느새 어두워진 복도에서 희멀겋게 반짝였다.
“들어가도 되죠?”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머그잔 하나를 든 나기사는 백사장에 파도가 들이차듯 들어왔고 집의 주인답게 방안을 유유히 돌아다녔다.
“6월 12일. 옆에 날씨 같은 건 굳이 적지 말고. 좀 유치하잖아.”
“네?”
“내가 무슨 경위로 이걸 쓰기로 했는지, 간단하게 적어요. 오늘은 그 정도로 시작해봐요.”
나는 뒷짐을 진 그의 손끝을 멍하게 보다 좀 전까지 끄적이던 노트에 손을 뻗었다. 내가 미처 그것에 닿기 전에 나기사는 들고 있던 머그잔을 턱 하니 올려두었고 컵에선 약간의 김이 무심하게 피어올랐다.
“마리아주.”
“나기사 씨….”
“싫어해요?”
나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고 그는 웃으며 다른 손에 들고 있던 가죽 표지의 도톰한 책처럼 생긴 일기장을 건넸다.
“여기에 적으면 돼요. 잘못 썼으면 찢어서 써요, 지저분하게 지우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많이 찢진 말아요.”
고르는 데 오래 걸렸으니까, 나는 그의 자기만족적인 웃음을 피하며 일기장을 펼쳤다. 다행히 양피지는 아니네, 나는 그의 한결같은 취향에 어깨를 한번 으쓱하며 말했다.
“깃펜으로 적으라고 시킬 건 아니죠? 아님 만년필이라든가.”
“아하하! 재밌는 소릴 하네.”
나기사는 첫 페이지의 상단을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날짜, 라고 입을 뻐끔거렸고 나는 내 손 때가 탄 검정색 잉크펜을 들어 날짜를 적었다.
“뭐라고 쓸까요?”
“내가 무슨 경위로 이걸 쓰기 시작했는지 적으라니까? 기록, 에 대해서.”
“기록..?”
나기사는 한숨을 길게 내뱉곤 외우기라도 했는지 내가 써야할 내용을 불러줬고 나는 받아적을 자신은 없어 몇몇 단어들만 캐치하며 나름대로 그의 구미에 맞게끔 일기를 써내려갔다.
6월 12일
기록이라는 건 사건의 크기와 상관 없이 행위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 흔적을 남긴다는 것, 그것으로 평가 받는다는 것. 나는 그 결과가 탐이 나 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지속적이라면 충분하다. 행위 자체만을 염두에 둔다는 건 그런 것일테니까.
마침표를 찍자마자 나기사는 일기장을 뺏듯이 집어채 내용을 소리내어 읽었다.
“꼭 입으로 읽어야겠어요?”
“뭐 어때요. 어차피 우리 둘 다 아는 내용인데.”
그렇게 말하고 다시 일기장에 시선을 돌린 나기사의 표정은 꽤나 진지해 나는 조금 긴장을 하며 그의 안색을 살폈다.
“괜찮네. 이정도로 계속 해주면 돼요.”
“나기사 씨 생각이랑 맞나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진짜 이렇게 생각하시냐고요. 이대로.”
“내가 언제 내 생각 물어보랬어요?”
“일기..잖아요. 나기사 씨의. 그럼 당연히 나기사 씨의 생각을 써야….”
나기사가 일기장을 덮자 둔탁한 소리를 났고 소리 못잖게 그의 얼굴 역시 탁했다. 나는 마른 침을 삼키며 하려던 말을 이었다.
“당사자 생각이 들어가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해서요. 아무리 그래도 나기사 씨 일….”
“그걸 누가 따져요?”
“..네?”
“생각보다 번거로운 사람이네, 이카리 신지 군은.”
나기사는 처음으로 나를 싸늘하게 내려다봤다. 화가 난 건 아니었다. 그저 내가 못마땅한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건 그에게 중요한 일이었다. 나는 눌려 있어야 할 자리의 사람이었으니까.
“신지 군.”
“네.”
“시키는 것만 해요.”
“죄송합니다.”
“아니, 그건 또 너무 나갔어. 그냥, 있잖아. 신지 군.”
나는 셋을 세고 그를 올려다봤다. 나기사는 다시 웃고 있었다. 최소한 그런 척을 하고 있었다.
“나한테 집중하는 버릇을 들이도록 해.”
내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그제서야 다시 만족스러운듯 미소를 흘렸다. 그는 자신의 일기장을 들고는 나도 모르게 앉아있던 침대 가장자리에서 일어났다.
“차, 더 식기 전에 마셔요. 지금이 딱 좋을 거예요.”
나기사는 나를 보지도 않고 빈 손을 흔들었다. 나 역시 그를 보지도 않고 실없이 목례를 했다. 그가 방에서 나가자 아까 얼결에 적었던 일기의 내용도 물 빠지듯 짤막한 기억에서 빠져나갔다. 타인의 이야기라는 건 그런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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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표지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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